목록으로
교통

버스가 날 보고 지나갔다

손 안 들면 정류장에서도 안 서는 호주 버스의 무정함

1932026.03.13
버스가 날 보고 지나갔다

시드니 버스는 왜 자꾸 나를 무시하는가

시드니 온 지 한 달째 되는 날이었다. 아파트에서 학교 가는 버스를 처음 탔다.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버스가 왔다. 손을 안 들었다. 그냥 버스가 오면 타는 줄 알았다. 한국처럼 서있으면 알아서 서는 줄 생각했다. 버스는 그냥 지나갔다. 나는 멍하니 그 뒷모습을 봤다. 황당했다. 뭐 하는 짓인가 싶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손을 안 들어야 버스가 멈춘단 거였다. 내가 버스를 불러야 했다. 손을 들어서. 그게 호주식인 줄 아무도 안 알려줬다. 학교 오리엔테이션에서도 안 했다. 그냥 당했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면서 생각했다. '아, 이 나라는 정말 직설적이네.' 손 신호 없으면 버스기사도 '니가 타려는 거 모르겠는데?' 하면서 가버린다. 짜증났다. 근데 웃겼다.

버스가 날 보고 지나갔다

결국 그 다음부터 손을 들었다. 당연하게. 몇 달 지나니 신경도 안 썼다. 그냥 정류장에 서면 손이 올라갔다. 지금은 한국 가서 버스 탈 때 오히려 손을 안 들어서 가끔 웃긴다. 그냥 이런 일들을 몸으로 배우는 거였다.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그냥 시행착오다. 호주 생활이 다 그런 거 같다.

마무리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크게 황당할 일은 아니었다. 근데 그때는 진짜 어이없었다. 손 신호 없이 버스가 그냥 지나가는 호주식 방식. 처음엔 당황스럽지만 결국 적응한다. 그게 호주 유학생의 일상이다.

본 가이드는 커뮤니티 기반으로 작성된 참고용 정보이며
어떠한 법적 효력이나 보증을 제공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