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첫날, 내가 준비 안 한 것들
짐 챙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때 몰랐던 게 너무 많았다.

공항에서 나왔을 때 난 정신없었다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새벽 5시였다. 짐도 많았고 머리도 복잡했다. 호텔 가려고 택시 탔는데 운전사가 물었다. 뭐 필요한 게 있냐고. 나는 웃었다. 다 있다고. 멍청한 대답이었다. 첫날부터 난 휴대폰이 먹통이었다. 한국 번호만 되니까. 짐을 풀 때 어댑터도 없었다. 하나 샀는데 비싼 게 황당했다. 그 후로 한국에서 챙겨왔던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며 생각했다. 아. 이것도 없네. 저것도 없네.
첫 주는 정신없었다. 은행 계좌 만들려고 가서 한 시간 기다렸다. 서류도 복잡했고 설명도 못 알아먹었다. 휴대폰을 사려고 노점상 들었는데. 한국처럼 쉽지 않았다. 여권과 주소가 필요했다. 주소는 호텔 주소를 줬다. 웃겼다. 그 시점에 난 할 게 너무 많은데 뭘 먼저 해야 할지 몰랐다. SNS에서 유학생 팁을 찾아봤는데. 대부분 이미 늦은 상황들이었다. 한국에서 미리 준비했어야 할 게 많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결국 첫 달은 정말 힘들었다. 친구들한테 자꾸 물어봤다. 이건 어디서 사고 저건 어디서 하냐고. 짜증낸 친구도 있었고 도와준 친구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한국에서 준비했으면 충동구매 안 했을 것도 많다. 휴대폰 케이스를 왜 네 개를 샀는지 모르겠다. 멀티탭도 세 개다. 비용도 비용인데 스트레스가 존나 컸다. 뭔가 준비가 덜 된 느낌이 자꾸만 괴로웠다.
마무리
지금 호주 온 지 몇 년 됐다. 신입 유학생들 보면 그때 나랑 똑같은 표정이다. 뭔가 부족한 느낌. 근데 결국 뭐든 해결된다. 시간이 걸릴 뿐. 그때도 결국 살아낸 거고 지금도 잘 살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