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첫날, 영어로 박살난 내 이야기
주문 못 알아듣고, 커피 흘리고, 매니저한테 혼난 그날

바리스타 꿈을 갖고 들어갔는데
그날 아침 8시. 나 시드니 마운트드루잇 카페에 처음 들어갔다. 초록색 앞치마 입혀주고 매니저가 "You'll be fine"이라고 했다. 웃겼다. 내가 얼마나 영어를 못 하는지 몰랐나. 손님이 들어왔다. 첫 번째 손님이다. 뭔가 말했는데 못 알아들었다. 다시 말해달라고 했다. 그것도 못 알아들었다. 세 번째. 그 때도 못 알아들었다. 손님이 슬슬 짜증나는 표정을 했다.
"라떼? 카푸치노?" 이러면서 내가 마구 말했다. 손님이 좀 더 천천히 말해줬다. 그제야 겨우 "플랫 화이트"라는 걸 알아들었다. 근데 나 플랫 화이트가 뭔지도 모르고 있었다. 옆에 있던 다른 직원이 커피머신 앞에서 "여기다, 이거"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내가 버튼을 눌렀는데. 딱 한 번만 누르면 되는 거를 내가 계속 눌렀다. 그러다가 커피가 쏟아졌다. 카운터 위에 진짜 쏟아졌다. 손님이 황당한 표정으로 나를 봤다.

매니저가 와서 "여기 정리해"라고 했다. 계속 다른 손님들이 들어왔다. 나는 한 명한테 "아메리카노"를 "아마리나" 뭐 이러게 발음했고. 다른 사람한테는 "Cinnamon roll이 뭐예요?" 이러면서 물어봤다. 그냥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 날 5시간 근무. 진짜 존나 길었다. 밤 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정신이 멍해 있었다. 다음날 또 출근했는데. 그때부터 조금씩 나아졌다. 아무튼 그날은 그냥... 진짜 힘들었다.
마무리
지금 생각하면 웃기긴 하다. 근데 그때는 진짜 한국에 가고 싶었다. 매니저도 괜찮은 사람이고 직원들도 도와줬다. 다만 첫날은 그냥 내가 너무 준비 없이 들어간 거였다.